인생개꿀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인간관계를 전문지식인 심리학을 바탕으로 풀어보는 블로그입니다. 여러분의 인생에 개꿀이 되길 바랍니다.

  • 2025. 4. 17.

    by. Albrother

    목차

      1. 인지된 통제감이란 무엇인가: 심리학이 말하는 ‘마음속 핸들’의 실체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통제하고 있다고 ‘느끼며’ 살아가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우리의 행동, 감정, 심지어 회복력까지 좌우할 수 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인지된 통제감(Perceived Control)은 실제 통제 여부와는 별개로,
      자신이 상황을 조절하거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는 ‘주관적 믿음’을 의미한다.
      이 개념은 1966년 심리학자 줄리안 로터(Julian Rotter)의 통제소재 이론(Locus of Control)을 기반으로 발전되었고,
      내적 통제소재(internal locus)는 자기 효능감과 높은 동기를 유발하며,
      외적 통제소재(external locus)는 우연이나 타인 탓으로 돌리는 무기력감을 유발한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인지된 통제감이 반드시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통제감을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하는 경향은 인간의 심리적 균형과 생존 본능에 깊은 연관이 있다.
      예를 들어, 복권을 사기 위해 ‘좋은 날’을 골라 구매하거나, 시험 결과를 점궤에 맡기는 사람들은
      실제로는 통제가 불가능한 영역에서 통제감을 확보하려는 심리적 시도를 하고 있는 셈이다.

      2. 왜 통제감을 느끼는 것이 중요한가: 동기와 정신 건강의 연결고리

      인지된 통제감은 단순한 심리적 착각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과 마주하는 태도를 결정짓는 핵심적인 심리 자원이다.
      심리학자 앨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는 자신의 자기효능감(Self-Efficacy) 이론에서,
      자신이 행동을 통해 특정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믿음이 높은 사람일수록
      목표 달성, 감정 조절, 스트레스 회복에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통제감이 박탈된 상황이 반복되면 학습된 무기력감(Learned Helplessness)이 형성된다.
      이 개념은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an)의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졌는데,
      통제할 수 없는 고통을 경험한 개는 나중에 탈출할 기회가 있어도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인간 역시 실패, 질병, 관계 좌절을 반복 경험하면서 “내가 뭘 해도 안 된다”는 믿음을 갖게 되고,
      이는 우울증, 불안장애, 무동기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통제감은 인간의 심리적 생존을 위한 ‘정신적 자율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3. 우리가 통제한다고 믿는 것들: 착각과 현실의 경계

      재미있는 심리 연구 결과들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주사위를 던졌을 때 더 ‘운이 좋을 것’이라고 느끼며,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행위에서 ‘도착을 빠르게 만든다’고 믿기도 한다.
      이러한 ‘통제감 착각(illusion of control)’은 엘렌 랭어(Ellen Langer)가 제시한 개념으로,
      우연에 대한 인간의 불안을 다루는 무의식적 심리 기제라고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통제감은 도덕적 판단이나 소비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이어트를 할 때 식단을 조절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더 꾸준히 실천하고,
      금연 성공자 중 많은 이들은 자신이 통제 가능하다고 여긴 ‘작은 실천 단위’를 먼저 정한다.
      반대로, “환경 탓” “운 나빴다”라는 외부 요인을 강조하는 사람일수록 변화 가능성보다
      ‘현상 유지’에 머무르며 자기 효능감을 상실하게 된다.

      이처럼 통제감은 현실에서의 영향력보다도,
      믿음 자체가 인간의 선택, 노력, 회복력을 결정짓는 심리 장치가 된다.
      심리학자 수잔 피스크(Susan Fiske)는 이를 ‘감정적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인간의 본능’으로 설명하며,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구성하고자 하는 심리적 욕구의 표현이라 했다.

      4. 위기를 견디는 힘: 회복탄력성과 통제감의 심리적 상호작용

      심리학에서 회복탄력성(Resilience)은 외부 충격이나 실패, 상실을 경험했을 때
      다시 자신의 상태로 돌아올 수 있는 정신적 복원력을 뜻한다.
      이 복원력의 핵심에는 ‘내가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통제감이 자리 잡고 있다.
      통제감이 높은 사람은 좌절을 자신의 한계가 아닌, ‘조절 가능한 변수’로 해석하며
      새로운 전략, 도움 요청, 감정 전환 같은 적응 행동을 시도할 확률이 높다.

      예를 들어, 조직 심리학에서는 위기 이후 빠르게 복귀한 직원들의 공통점을
      ‘상황을 주도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에서 찾는다.
      이들은 일시적 어려움을 인생 전체의 실패로 해석하지 않고,
      자신의 영향력이 닿는 범위를 인식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한다.
      즉, 인지된 통제감은 단순한 자기 위안이 아니라,
      실제 행동을 유도하는 심리적 ‘기폭제’ 역할을 한다.

      이러한 회복 전략은 우울증이나 번아웃 예방, 인간관계 회복,
      심지어 암 생존율과 같은 건강 심리 영역에서도 의미 있는 예측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제감은 삶의 불확실성을 견딜 수 있는 심리적 뿌리인 셈이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인지된 통제감

      5. 진짜 통제하는 사람은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아는 사람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다.
      하지만 모든 상황에 의미를 부여하고, 선택할 수 있는 반응을 갖는 것은 가능하다.
      심리학은 통제감이 ‘착각’일지라도 그 믿음이 인간을 살게 만든다고 말한다.
      회복력이란 결국, 불확실한 삶 속에서 ‘내가 바꿀 수 있는 부분’을 인식하고
      그에 집중할 수 있는 심리적 시야에서 비롯된다.
      삶을 통제하려 애쓰기보다, 나에게 주어진 자율권을 발견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통제의 시작이다.